송도 조우마 (Zouma).
센트럴파크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아우디 전시장 맞은편.
이 건물에 맛집들이 상당히 많다. 내가 애정하는 국제경양식도 이 건물.
생일 기념으로 방문했다가 큰 감동을 받은 레스토랑이다.
일단 내부 사진.
매장의 마감이라던가, 식기, 메뉴판까지 신경을 쓴 공간이라는게 느껴진다.
이 정도의 브랜딩은 도산공원이나 한남동쪽의 레스토랑이 아니면 사실 보기 힘들다.
격식있으면서도 따뜻하고 작은 느낌이 아늑했다. 조금 작다는 것을 빼면 볼피노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내부에는 칼정장을 차려입은 메트르디가 안내해주신다.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한층 즐길 수 있다.
코스메뉴와 단품메뉴. 와인리스트는 따로 있다.
그리고 히든 메뉴는 구두로 따로 설명해주시는데, 나는 처음에 설명을 받지 못해 못 시켰다가
나중에 설명을 듣고 히든메뉴인 어란 파스타를 주문할 수 있었다.
시저샐러드 (12,000) 와 식전빵.
시저샐러드는 로메인 위에 잘게 채썬 엔다이브와 수비드 닭가슴살이 곁들여져 있는 메뉴였는데,
채소를 싫어하는 내 동생이 정말 맛있다며 먹을 정도로 맛이 훌륭했다.
닭가슴살은 정말 다리살처럼 부드러웠고, 시저드레싱도 충분히 버무려져 있었다.
식전빵 역시 맛이 훌륭했다. 실온에 둔 버터까지 이쁘게 모양 내 나와 보기도 먹기도 좋았다.
다만 버터의 풍미는 좀 아쉬웠다. 프랑스산 버터를 쓰지는 않으시는 것 같았다. (확실하진 않음)
한 입을 먹자마자 남은 메뉴들이 정말 기대되기 시작했다.
어란파스타 (28,000)
명란과 우니가 들어가고, 먹기 좋게 서버분께서 섞어주신다.
글을 쓰는 지금도 침이 고이게 만들 정도로 맛있었던 메뉴.
어란파스타에는 보통 단가 때문에 명란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곳의 어란파스타는 우니가 고소한 감칠맛으로 짠맛을 딱 잡아주면서 마무리해준다.
비교하자면, 그라노에서 먹었던 명란파스타 (나름 유명하다) 보다 짠맛은 덜하고 감칠맛은 더한 느낌이였다.
그라노의 명란 파스타도 굉장히 맛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칭찬이다.
그라노의 명란 파스타는 말린 명란을 그대로 올려 맛을 배가했지만 과도하게 짜기도 했기 때문.
뇨끼 (22,000)
이 곳의 뇨끼는 그냥 평범하다. 크림소스에 트러플오일을 살짝 추가한 맛이다.
아무래도 요즘 트러플오일은 기본적으로 다 들어가는 것 같아 감동은 크게 못 받았다.
뇨끼의 질감은 쫀득함이 다른 곳보다 다소 부족해, 약간 퍼석한 수제비 반죽을 먹는 것 같기도 했다.
역시 뇨끼는 뇨끼바를 넘어서는 맛은 지금까지 못 먹어본것 같다.
뽀모도로 (14,000)
그리고 대망의 뽀모도로.
이 곳은 이 파스타 하나만으로도 올 가치가 있는 곳이다.
만사천원이라는 혜자스러운 가격에 어울리지 않게 감칠맛이 가득한 파스타 소스가 입안에서 축제를 벌인다.
토마토의 신맛을 적당히 잡아줄 정도로 달콤하다. 인위적으로 단맛이 강하게 만드는 스파게티 소스와는 다르다.
마지막은 매콤한 맛으로 살짝 마무리해준다. 위에 슬라이스된 바질 역시 향긋하다.
파스타의 익힘 정도 역시 완벽하다.
한우 스테이크 150g (39,000)
부위는 채끝이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익힘정도는 미디엄웰로 부탁드렸는데 잘 맞게 구워주셨다.
곁들임으로 나온 아스파라거스나 미니양배추도 잘 어울렸다.
뭐...고기는 진리지... 딱 가격에 적당한 맛이였다.
그리고 대망의 디저트.
크러쉬 파이 (7,000)
파이 크럼블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먹는 디저트다.
접시와, 플레이팅, 맛 모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이게 가격이 7,000원...?
이런 혜자의 향연이라니! 이런 수준의 디저트를 강남에서 먹었다면 최소 15,000원에서 시작했을거다.
티라미수 (6,000)
이런 해체형 티라미수는 팩피 이후로 처음 보는데,
맛은 기본형과 동일하게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어설픈 생크림이 아니라 확실히 마스카포네 맛이 나고,
위에 잘게 썰어진 초콜릿이나 코코파우더가 초콜릿 맛을 배가한다.
커피에 적신 레이디핑거 역시 부드럽다.
이 창의적인 플레이팅과 접시를 보라. 얼마나 신경썼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어제 음식을 먹고 나니, 새삼 송도에 이런 레스토랑이 있다는게 정말 감사하게 여겨진다.
다만 와인의 종류가 다양하진 않은 것으로 보아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평가가 달라질 지 모르겠다.
저는 와인리스트는 평가를 못하니 이 부분에선 보류.
접근성이 좋은 10분내의 거리에 이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음에 감사하고,
앞으로 송도에서 이탈리안을 먹을 일이 있을 때에는 이 곳으로 무조건 낙점해야겠다.
가격이 비싸다는 말이 있지만,
이 정도 퀄리티를 먹으려면 대부분 강남을 가야하고, 그 곳의 메뉴들은 적어도 이 가격의 1.5배는 한다.
이건 내가 진심으로 장담할 수 있다.
코스메뉴가 인당 4만원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3코스를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건 거의 축복에 가깝다.
볼피노에서 두명이 배부르게 먹고 15만원정도 썼던 걸로 기억하니까...
한국 내에서는 나름 여기 저기 많은 이탈리안을 다녔다고 생각하는데
이 곳은 강남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레스토랑이다. 쉐프님을 만나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을 지경!!
그리고 돈 아깝다고 디저트 안 먹고 다른 카페 가지 마시고 그냥 여기서 디저트 드세요.
제게 감사해하실 겁니다.
강력 추천한다.
평점은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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